학술논문
김동명 시의 대속(代贖)적 주체와 사랑의 윤리학 : 여성 이미지를 중심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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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문명
- The substitutionary subject and the ethics of love in Kim Dong-myeong’s poetry : Focusing on female images
- 발행기관
- 어문연구학회
- 저자명
- 국원호(Won-ho Kook)
- 간행물 정보
- 『어문연구』第122輯, 283~335쪽, 전체 53쪽
- 주제분류
- 어문학 > 한국어와문학
- 파일형태
- 발행일자
- 2024.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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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문 초록
이 글은 김동명 시에 나타나는 여성 이미지를 대상으로 그의 시 세계 전반을 관통하는 시적 주체의 의미와 시적 주제 의식을 밝혔다. 김동명 시의 시적 주체는 타자의 고통과 박해를 대신하고, 타자의 죄를 대속(代贖)하는 ‘대신함의 주체’ 혹은 ‘대속적 주체’라는 윤리적 주체였다. 그리고 그의 시 세계를 관통하는 시적 주제는 나의 이웃인 타자들에 대한 사랑이었다.
김동명은 첫 시집 『나의 거문고』에서 식민지 도시의 삶에 동일화되지 않은 인간적인 삶의 의미를 어촌과 농촌의 여성들에게서 발견하고 있다. 그러나 1930년대 후반 일제가 자본주의와 파시즘으로 조선을 식민화하자 식민지 여성들도 자본주의와 전체주의에 동일화되거나 성적 착취의 대상으로 전락하였다. 김동명은 두 번째 시집 『芭蕉』를 통해서 자본주의에 동일화되어 파계한 여승이나 창녀가 된 여성의 이미지를 시화했다. 그러나 김동명은 그들을 비난하거나 비판하지 않고 그들을 자신과 같은 동포로 대하면서 그들의 불행한 삶을 안타까워했다. 김동명은 이러한 현실을 타개하고 인간적인 ‘참된 삶’을 살아가기 위해서는 조선 문학이라는 민족 문학을 지켜야 함을 시화했다. 그리고 식민지 현실에서 고통받는 여성 타자들에게도 끝없는 환대의 사랑이 필요함을 역설했다. 더 나아가 그는 불행에 처한 여성들의 고통을 대신하기 위해 그들의 ‘종’까지 될 수 있는 대속적 주체의 모습과 사랑을 시화했다.
김동명의 중기 시라 할 수 있는 『三八線』, 『하늘』, 『珍珠灣』과 같은 시집에서는 소련군 주둔하에서 북한 민중들이 겪는 전체주의적 폭력이 증언되고 있다. 해방 후 북한에 주둔한 소련군은 일본 피난민들에게 성적 폭력을 자행하거나 북한 민중들을 일상적으로 검문하는 등 북한의 주권은 인정되지 않았다. 김동명은 북한 주민들을 대신해서 당시의 현실을 시로 고발했으며, 전쟁 상태와 같은 북한의 실상을 증언하고 있다. 특히 일본 피난민들에 대한 전체주의적 폭력은 개인들을 극단적인 이해관심과 코나투스만을 추구하게 만드는 등 그들의 인간적 동일성마저 파괴하는 것이었다. 김동명은 또한 소련군의 수탈로 아사(餓死)가 일어나는 북한에서 고향을 버리고 남몰래 피난을 가는 피난민들의 모습에서 북한에서 인간적인 공동체가 파괴될 수 있음을 우려하고 있다. 김동명은 이와 같은 북한 피난민들의 실상을 시화함으로써 그들을 대신해서 전 인류가 북한 주민들에게 인류애(人類愛)를 베풀어 줄 것을 시로 요청했다.
북한 공산당과의 불화로 월남한 김동명은 남한에서 다시 6ㆍ25전쟁을 겪게 되었다. 전쟁은 많은 사상자뿐만 아니라 고아나 과부와 같은 타자들을 양산해 냈다. 김동명의 마지막 시집 『目擊者』에는 미군이 주둔한 남한에서 생겨난 양갈보와 과부와 같은 여성이 시화되어 있다. 6ㆍ25전쟁 후 이승만 정권과 우익들은 양갈보를 시민들이 경멸하도록 하는 정책을 폈지만, 김동명은 오히려 시를 통해 그들의 고통스러운 삶을 그들을 대신해서 변호해 주었다. 또한 그는 전쟁으로 인해 과부가 된 여성들이 집안의 가장 역할을 대신하는 모습에서 전후의 국난을 극복할 대속적 주체의 모습과 타자를 대신함이라는 모성애(母性愛)의 힘을 발견하였고 이를 시화했다. 그는 여성들의 모성애 같은 사랑이야말로 전후의 부조리한 현실을 극복하게 해 줄 수 있는 힘이었음을 시로 역설했다.
영문 초록
This article focuses on the female images that appear in Kim Dong-myeong's poetry and reveals the meaning of poetic subject and consciousness of poetic themes that run throughout his poetic world. Kim Dong-myeong's poetic subject was an ethical subject called the subject of substitution or atonement, representing the pain and persecution of others and atoning for the sins of others. And the poetic theme that runs through his world of poetry was love for others, my neighbors.
In his first collection of poetry, 『My Geomungo』 , Kim Dong-myeong discovers the meaning of human life that is not identified with life in the colonial city from women in fishing villages and rural areas. However, when Japan colonized Joseon with capitalism and fascism in the late 1930s, colonial women became identified with capitalism and totalitarianism or became objects of sexual exploitation. Through his second poetry collection 『芭蕉』, Kim Dong-myeong expressed the image of a woman who became identified with capitalism and became a nun or a prostitute. However, Kim Dong-myeong did not blame or criticize them, but treated them as his fellow countrymen and felt sorry for their unhappy lives. Kim Dong-myeong poetically expressed that in order to overcome this reality and live a humane ‘true life’, we must protect the national literature called Joseon literature. He also emphasized the need for endless hospitality and love for female that suffered from the colonial reality. Furthermore, he poeticized the image and love of a redeeming subject who could even become their ‘servant’ to represent the pain of women in misfortune.
Poetry collections such as 『三八線』 , 『Sky』 , and 『珍珠灣』 , which can be said to be Kim Dong-myeong's mid-period poetry, testify to the totalitarian violence experienced by the North Korean people under the Soviet military presence. After liberation, Soviet troops stationed in North Korea committed sexual violence against Japanese refugees and routinely searched North Korean citizens, and North Korea's sovereignty was not recognized. Kim Dong-myeong denounced the reality of the time on behalf of the North Korean people through poetry, testifying to the reality of North Korea, which was in a state of war. In particular, totalitarian violence against Japanese refugees even destroyed their human identity by driving individuals to pursue only extreme interests and conatus. Kim Dong-myeong is also concerned that the human community in North Korea may be destroyed, as refugees abandon their hometowns and secretly take refuge in North Korea, where starvation occurs due to exploitation by the Soviet military. By depicting the reality of North Korean refugees, Kim Dong-myeong wrote a poem asking all of humanity to show love for North Koreans on their behalf.
Kim Dong-myeong, who went to South Korea due to discord with the North Korean Communist Party, experienced the Korean War again in South Korea. War not only produced many casualties, but also produced others such as orphans and widows. Kim Dong-myeong's last collection of poems, 『目擊者』, depicts women like Yanggalbo and widows who emerged in South Korea where U.S. troops were stationed. After the Korean War, the Syngman Rhee regime and the right-wingers pursued a policy of making citizens despise Yanggalbo, but Kim Dong-myeong stood their side and spoke on their behalf of their painful lives through poetry. In addition, he was impressed by the women who became widows due to the war took on the role of head of the household. he also discovered and poeticized the image of a redeeming subject who would overcome the post-war national crisis and the power of motherly love to represent others. In his poetry, he emphasized that women's maternal love was the force that could overcome the absurd reality of the post-war era.
목차
1. 서론
2. 자본주의로의 동일화와 여성들에 대한 대속(代贖)적 사랑
3. 그저 있음의 현실과 타자들을 위한 인류애(人類愛)에의 호소
4. 타자들에 대한 변호와 모성애(母性愛)를 통한 국난 극복
5. 결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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