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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려진 방언과 문학 언어에의 믿음

이용수 63

영문명
Concealed Dialects and Belief in Literary Language: A study of Choi In Hoon’s linguistic consciousness starting from Dumangang
발행기관
구보학회
저자명
이경인(Lee, Kyoung-in)
간행물 정보
『구보학보』30집, 465~500쪽, 전체 36쪽
주제분류
어문학 > 문학
파일형태
PDF
발행일자
2022.04.30
7,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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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문의
논문 표지

국문 초록

본고는 최인훈이 작가로서 첫걸음을 내딛은 소설로 알려진 『두만강』에 사실상 지역 방언이 배제되어 있음을 지적하고, 이를 최인훈의 언어의식이 마주해야 했던 한계에 대한 한 징후로 이해하고자 한다. 『두만강』은 최인훈의 작품 세계 전체를 관통하는 가장 주요한 주제인 ‘유년의 기억’을 가장 구체적으로 지목하는 작품이기에 주목을 요한다. 일제강점기 말기 회령 지방의 거주민들이 살아가는 일상을 가감 없이 다루고 있으며, 이 때문에 심지어는 지역민들과 일본인들이 서로 거리낌 없이 교류하는 일면 문제적으로 보이는 상황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재현이 이루어진다. 문제는 유년의 기억을 바탕으로 한 치밀한 재현을 시도하면서도 작중의 모든 대화가 표준어로 처리되었다는 사실이다. 『두만강』에는 단 두 차례만 지역 방언이 직접적으로 노출되며, 그마저도 서술자 차원에서 그것이 방언임을 직설적으로 해명하는 등 작가의 방언 사용에 대한 유보적인 시선을 확인할 수 있다. 이때, 『두만강』이 서술 언어로 표준어를 채택했다는 것 자체가 문제적인 것은 아니다. 작품이 방언을 사용하지 않고 있음이 작품의 한계로 가시화되는 대목은 오히려 작품이 방언을 사용하는 두 차례의 예외적인 경우이다. 소설의 보편적인 서술 언어로서의 표준어의 지위를 인정하면서도 ‘소설 속의 인물들’이 서술자 또는 작가와는 다른 차원의 ‘언어들’을 구사하는 다성성을 가질 수 있음을 인정하는 바흐친의 논의가 이러한 문제의식에 대한 뒷받침이 되어준다. 『두만강』은 자기만의 이데올로기를 갖추지 못한 주변적인 인물이 일회적으로 방언을 사용하는 것을 허용한 데 반해, 서술자의 차원과는 다른 독자적이고 논쟁적인 이데올로기를 가진 작중의 주인공들에게는 독자적인 언어를 부여하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두만강』은 내용의 보편적이고 객관적인 전달을 위해 표준어를 채택한 작품이라기보다는, ‘소설 속의 주인공’이 가진 개성적인 관점과 이데올로기를 서술자-작가 차원의 언어와 시선으로 일축한 한계를 가진 작품이라고 보아야 한다. 나아가, 『두만강』은 일본어로 이뤄진 대화 역시도 한국 표준어로 번역한 텍스트이다. 육진 방언으로 이루어졌을 작중 대부분의 대화가 텍스트의 표면에는 표준어로 번역되어 처리된 것처럼, 실제로는 분명히 일본어로 이뤄졌을 대화들도 모두 한국 표준어로 번역되어 제시되고 있다. 보편적인 이해를 도모하는 문학 언어로 표준어를 상정하면서, 이를 위해 번역되어야 할 언어로 지역 방언과 일본어를 같은 평면에 두고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는 일본어와 지역 방언 모두를 당연하게 구사했던 일제강점기 말기의 다중 언어 상황을 암시한다. 이는 실제로 최인훈 본인이 유년에 겪어야 했던 일제강점기 말기의 다중 언어 상황을 직접적으로 지시한다. 이러한 바탕 아래에서 이뤄진 『두만강』에서의 평면화된 번역 작업은 작가의 문예론과 언어의식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을 제기하는 충돌을 일으켰다. 이 때문에, 일제강점기를 지나 독립과 6.25 전쟁까지를 아우르는 일대기가 될 예정이었던 『두만강』은 결국 리얼리즘적인 재현이라는 작법에 한계를 느낀 작가의 다른 형식으로의 탐미의 과정에서 미완의 작업으로 남게 된다. 남은 과제는『두만강』의 한계를 암시하는 활용되지 않은 방언이라는 문제를 최인훈의 언어의식과 비교해보는 것이다. 최인훈은 언어를 인간의 문명 정보가 담긴 기호 행동으로 보지만, 일상적으로 사용되는 현실을 위한 언어가 인간의 문명 전체를 아우를 수는 없다고 본다. 인간의 문명 전체를 아우르는 새로운 기호를 창출하는 것은 오로지 예술이라는 환상의 공간을 통해서만 가능하며, 이 때문에 최인훈은 문학을 현실로서의 언어를 창출하는 환상의 공간으로 의미화한다. 여기서 발견되는 것은 인간의 삶 전체를 관통하는 보편적인 지성적 성찰을 문학을 통해서 해낼 수 있다는 최인훈의 이상적인 예술론이다. 실상 최인훈의 작품 세계는 이러한 예술론이 정말로 문학을 통해 달성될 수 있는가에 대한 치열한 실험의 장이었다. 『광장』의 개작은 보편적인 문학 언어라는 이상을 달성하기 위한 과정이었고, 그의 희곡 작업 역시 환상으로서의 문학이라는 그의 독특한 시선을 관철하기 위해서 이뤄졌다. 『화두』는 작가 본인의 삶을 일대기적으로 재구성하는 과정에서 특히 위의 최인훈의 예술론을 소설화하는 작업이었다는 점에서 유의미하며, 이 과정에서 그의 과거의 창작물에 대한 소회와 문학의 역할에 대한 작가의 믿음을 발견할 수 있다. 『두만강』에 끝내 지역 방언이 다뤄지지 못한 문제는 최인훈이 지속적으로 마주해야 했던 그의 예술론과 현실 간의 충돌을 예시한다.

영문 초록

This paper points out that dialects are excluded from Dumangang, which is known as the novel in which Choi In Hoon took his first steps as a writer. In addition, this paper tries to understand Dumangang as a weakness of Choi’s literature, which is a result of the conflict between linguistic consciousness and reality. Dumangang deserves attention as it specifically points out the most important theme that runs through the entire Choi’s work, the memories of childhood. Dumangang deals with the daily life of the residents of Hoeryong region at the end of the Japanese colonial period. For this reason, seemingly problematic situation in which local residents and Japanese people freely interact with each other is described in detail. The problem is that all the dialogues in this novel were handled in standard language while trying to reproduce a detailed story based on childhood memories. What is interesting is that the Japanese dialogue in Dumangang was also translated into a Korean standard language. Assuming the standard language as a literary language for universal understanding, it can be said that the dialect and Japanese are handled on the same plane. Choi’s translation work, which seems to be a curious choice, can be an inevitable choice given the multilingual situation at the end of the Japanese colonial period that Choi had to go through as a child. However, this flattened translation of dialect and Japanese reveals author’s weakness, which is the conflict between his aesthetics and reality. The remaining task is to compare the issue of unused dialects with Choi’s linguistic consciousness. Choi regards language as a symbolic action containing information on human civilization, but he thinks that the language for reality cannot encompass the entire human civilization. Creating a new symbol that encompasses the entire human civilization is only possible through the fantasy of art, and for this reason, Choi signifies literature as a fantasy that creates language as reality. What is discovered here is Choi’s idealistic art theory that literature can achieve universal intellectual reflection that penetrates the entire human life. However, remaining problem is that the reality cannot stand with his linguistic consciousness.

목차

1. 들어가며
2. 『두만강』의 모호한 로컬리티: 가려진 방언
3. 소설화된 ‘유년’을 가로지르는 문학의 언어
4. 문학 언어에 대한 작가의 믿음, 살펴야 할 이면
5. 나가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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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인(Lee, Kyoung-in). (2022).가려진 방언과 문학 언어에의 믿음. 구보학보, (), 46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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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인(Lee, Kyoung-in). "가려진 방언과 문학 언어에의 믿음." 구보학보, (2022): 46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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