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논문
화가에서 어머니로 : 신사임당을 둘러싼 담론의 역사
이용수 2381
- 영문명
- From Painter to Mother: A History of Discourse on Shinsaimdang(申師任堂)
- 발행기관
- 동양한문학회(구 부산한문학회)
- 저자명
- 박지현(Park Ji-Hyun)
- 간행물 정보
- 『동양한문학연구』東洋漢文學硏究 第25輯, 141~167쪽, 전체 27쪽
- 주제분류
- 어문학 > 한국어와문학
- 파일형태
- 발행일자
- 2007.08.30
6,04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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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문 초록
지금까지 신사임당(申師任堂, 1504~1551)에 대한 연구는 미술의 형식적 요소들, 즉 사용된 기법과 매체, 이미지의 내용, 유사하거나 동일한 전통에서 창조된 작품으로부터 받은 회화적인 영향들을 분석하는 "내재적 관점"이 주류를 이루어왔다. 그러나 이 글은 미술과 사회ㆍ정치 여타 미학 외적인 요인들과의 관계에 관심을 갖는 "외재적 관점"에서 신사임당을 분석한 논문으로, 기존의 연구방법과 차별을 두고 있다. "이미지의 사회사"라고 할 수 있는 이러한 연구방법은 전통적인 미술개념과 가치ㆍ제도 등에 대한 지식이 어떻게 만들어지게 되는지 보여주는 "예술사회학(Sociology of Art)"의 한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15세기에 신사임당은 산수화와 포도 그림, 대나무 그림을 잘 그리는 화가로 유명했다. 그러나 17세기 중반부터는 그녀에 대한 인식이 급격하게 변화한다. 이러한 역사적 전환은 서인(西人)의 당수(黨首)였던 송시열이 그녀를 위대한 스승이자 학문적 비조(鼻祖)인 이이(李珥)를 낳은 훌륭한 어머니로 추앙하고, 한편으로 그녀의 산수화에 대해서는 매우 부정적인 입장을 취하게 되면서 시작되었다. 이후 서인-노론계 학인들은 "화가" 신사임당에 대한 역사적 흔적들을 철저하게 지우거나 왜곡하였고, 훌륭한 "어머니"의 이름만을 강조했다. 또한 이 과정은 신사임당의 대표 장르가 산수화에서 초충도로 변하게 되는 역사적 상황과 맞물려 진행되었다. 그것은 남성적 장르로 인식되었던 산수화보다는 여성들의 가정 일을 그림으로 재현한 것으로 생각되었던 초충도가 어머니로서의 신사임당의 이미지에 훨씬 더 잘 부합되었기 때문이었다. 결국 신사임당은 "화가"의 이름을 버리고 "어머니"의 이름을 얻음으로써 자신의 미술을 역사에 남길 수 있었던 것이다.
신사임당의 평가에 대한 급격한 전환이 송시열의 제자들 사이에서 폐쇄적으로 이루어졌다는 것은 매우 의미심장한 일이다. 이것은 신사임당의 그림을 소유하거나 감상하는 행위가 서인-노론계 학인들 사이의 동질성을 유지해주고, 동시에 이들의 문화적ㆍ사회적 지위를 보장해주는 "문화자본(Cultural capital)"으로 작용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들은 이 문화자본을 이용하여 신사임당의 그림을 감상하지 못하는 다른 당파의 사람들에게 배타적인 권력을 행사했고, 이로써 문화적ㆍ사회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차지 하게 되었던 것이다. 이처럼 신사임당에 대한 담론의 역사는 조선시대에 여성 화가에 대한 담론이 형성되고 유지 및 확대되는 과정을 대표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고 하겠다.
15세기에 신사임당은 산수화와 포도 그림, 대나무 그림을 잘 그리는 화가로 유명했다. 그러나 17세기 중반부터는 그녀에 대한 인식이 급격하게 변화한다. 이러한 역사적 전환은 서인(西人)의 당수(黨首)였던 송시열이 그녀를 위대한 스승이자 학문적 비조(鼻祖)인 이이(李珥)를 낳은 훌륭한 어머니로 추앙하고, 한편으로 그녀의 산수화에 대해서는 매우 부정적인 입장을 취하게 되면서 시작되었다. 이후 서인-노론계 학인들은 "화가" 신사임당에 대한 역사적 흔적들을 철저하게 지우거나 왜곡하였고, 훌륭한 "어머니"의 이름만을 강조했다. 또한 이 과정은 신사임당의 대표 장르가 산수화에서 초충도로 변하게 되는 역사적 상황과 맞물려 진행되었다. 그것은 남성적 장르로 인식되었던 산수화보다는 여성들의 가정 일을 그림으로 재현한 것으로 생각되었던 초충도가 어머니로서의 신사임당의 이미지에 훨씬 더 잘 부합되었기 때문이었다. 결국 신사임당은 "화가"의 이름을 버리고 "어머니"의 이름을 얻음으로써 자신의 미술을 역사에 남길 수 있었던 것이다.
신사임당의 평가에 대한 급격한 전환이 송시열의 제자들 사이에서 폐쇄적으로 이루어졌다는 것은 매우 의미심장한 일이다. 이것은 신사임당의 그림을 소유하거나 감상하는 행위가 서인-노론계 학인들 사이의 동질성을 유지해주고, 동시에 이들의 문화적ㆍ사회적 지위를 보장해주는 "문화자본(Cultural capital)"으로 작용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들은 이 문화자본을 이용하여 신사임당의 그림을 감상하지 못하는 다른 당파의 사람들에게 배타적인 권력을 행사했고, 이로써 문화적ㆍ사회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차지 하게 되었던 것이다. 이처럼 신사임당에 대한 담론의 역사는 조선시대에 여성 화가에 대한 담론이 형성되고 유지 및 확대되는 과정을 대표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고 하겠다.
영문 초록
This thesis is to analyse the process of forming, maintaining, and expanding the discourse of Shinsaimdang(申師任堂, 1504~1551), who has been admired as a most exemplary mother as well as a representative women painter in Chosun Dynasty from the perspective of sociology of arts. In the 15th century, Shinsaimdang was famous for a painter, distinguished in Screen of Landscape, Grape Painting, and Bamboo Painting. However, from the middle of the 17th century, the recognition about her has greatly changed. This change started with the evaluation of Song Si Yeol(宋時烈), who adored her as a great mother who gave birth to YiYi(李珥), his master, and held the negative view about her Screen of Landscape. After then, his disciples erased and distorted the memories of Shinsaimdang as an artist, only emphasizing her name as "a great mother". In addition, it was involved in the historical situation, in which a representative genre of Shinsaimdang was changed into the Screen of Insects and Plants. The reason was that Screen of Insects and Plants, which was considered to be the representation of women"s housework, was fit for the image of Shinsaimdang. The disciples of Song Si Yeol, leading the historic transformation could keep their identity and gain the advantage over other party by using the art of Shinsaimdang as cultural capital.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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