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논문
<유화기연>을 통해 본 군자(君子)의 조건과 그 이면
이용수 202
- 영문명
- Study on the Condition of Gunja(君子) in
- 발행기관
- 한국고전연구학회
- 저자명
- 구선정(Koo Sun jung)
- 간행물 정보
- 『한국고전연구(韓國古典硏究)』제32권, 61~89쪽, 전체 29쪽
- 주제분류
- 인문학 > 문학
- 파일형태
- 발행일자
- 2015.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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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문 초록
교양은 서구적 의미에서 인간의 문화적 됨됨이를 만드는 교육의 내용과 그 절차를 뜻한다. 조선 시대 훌륭한 자질을 갖춘 이상적인 인간상을 군자 라 칭한 만큼, 본고에서는 조선 시대 교양인을 군자 로 설정하고, 군자 되기의 과정을 통해 조선 시대 교양이라 할 수 있는 조건들과 그 의미를 살펴보았다.
고소설 속 남성 주인공들의 이상향은 종국적으로 군자가 되는 것이다. <유화기연>의 유춘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여타 고소설의 주인공들과 다른 점은 주인공 유춘이 성불구 라는 장애를 지니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성기가 없다는 점에서 남성성을 상실한 인물이다. 자신의 결함을 숨기고 결혼했다가 부인과 장인에게 탄로나 쫓겨나기까지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춘은 군자가 되기 위해 수기치인(修己治人)의 길을 걷는다.
유춘은 대자연 속에서의 심성 수양과 도학 수련을 통해 수기(修己)를 마친 다음, 치인(治人)의 길을 걷는다. 과거 급제를 하여 높은 관직에 올라 밖으로 서융과 도적 일당, 간신의 무리들을 진압하여 나라와 국민의 안정과 평화를 도모한다. 뿐만 아니라 흩어졌던 가족들도 봉합하여 가문을 재건하고 번영시킨다. 이렇게 하여 유춘은 군자의 경지에 오른다. 그러나 유춘이 치인(治人)할 수 있었던 것은, 결국 옥낭이라는 기생에 의해 잃어버렸던 성기를 되찾았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었다.
이렇게 유춘이 군자의 경지에 오르게 되는 과정을 살펴보면 조선시대 특히 조선 후기의 군자의 조건이 가지는 의미가 무엇인지 알 수 있다. 첫째, 남성성이 전제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군자란 덕이 있는 사람을 지칭한다. 여기에는 출신배경이나 신분도 상관이 없다. 그러나 유춘은 도덕적인 수양을 갖췄음에도 불구하고 성적 회복이 이루어진 다음에야 치인(治人)의 길을 걸을 수 있었다. 한편 성기를 되찾게 되면서 가족과의 관계에서 우위를 선점한다. 남성의 육체와 힘과 생식력이 가부장제 사회에서 권력을 갖게 하는 중요한 요소임을 알 수 있다.
둘째, 남성 주체의 위기와 불안 심리를 보여준다는 것이다. <유화기연>이 창작되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19세기는 흔히 세도정치, 보수정국, 왕조의 몰락이 진행된 시기로, 유교 이데올로기가 해체되면서 동시에 주체로서 남성 또한 그 힘이 약화되던 시기였다. <유화기연>은 여성의 욕망과 주체성이 강화되고 있는 시대에 대한 남성 집단의 불안 심리를 반영하고 있다. 가정적ㆍ사회적 모든 권리를 상실할 수도 있다는 남성의 공포가 성기 없는 주인공을 만들어낸 것이다. 성적 회복을 통해서만이 군자가 될 수 있도록 설정하면서 성기 거세에 대한 공포심을 불러일으킨다.
셋째, 남성 공동체의 결속을 강화한다는 것이다. 세기말 남성성의 위기는 오히려 규범적인 남성성의 이상을 더욱 확고하게 만들었다. <유화기연>의 유춘이 남성성이 확보되었을 때 군자의 길을 갈 수 있었던 것처럼, 결국 조선 후기 군자 로 불렸던 계층이 학식과 덕성을 지닌 인물들을 지칭하는 것이기는 했지만,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바탕에는 신체적으로 완벽하고 성정체성이 명확한 사람에 해당하는 것이었음을 말해준다. 조선 시대는 몸을 중심으로 정상/ 비정상, 주체/ 타자,우/ 열, 강/ 약, 동화/ 이화를 뚜렷이 구분하는 성향이 있었다. 결국 신체적 완벽함이라는 군자의 조건은 타자와 자기를 구분 지어 자신이 속한 공동체를 결속시키기 위한 것이기도 했음을 알 수 있다.
이렇게 조선 시대, 특히 조선 후기의 교양인으로 불렸던 군자 의 모습을 <유화기연>의 유춘을 통해서 살펴보았다. <유화기연>의 유춘뿐만 아니라, 모든 고소설 속 남성 주인공들이 지향하는 인간형은 군자 일 것이다. 그러나 이 작품이 군자 의 조건과 의미를 살펴보는데 유의미한 이유는 결핍된 인간을, 특히 가부장제 사회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는 남성성을 상실한 인간을 주인공으로 내세우고 있다는 것에 있다. <유화기연>뿐만 아니라, 신체 결함을 가진 주인공들이 19세기 소설 속에서 새롭게 등장하고 있다는 점을 미루어본다면, 조선 후기에는 이전 시대보다 남성에게 군자의 요건들을 더 강하게 제시했음을 알 수 있다. 본고에서는 조선 후기의 군자가 도덕적인 수양뿐만 아니라, 무엇보다 신체적 완벽함과 남성성이 요구되었음을 <유화기연>을 통해 알아보았다. 그리고 군자 되기의 이면에는 가부장제의 권력과 억압이 강하게 내포되어 있으며, 그러한 규범 안에 남성들도 벗어날 수 없었음을 유춘의 군자 되기 과정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영문 초록
The eventual ideal of male characters in the ancient novels was to be Gunja. Yuchun of was the same. However, different point from the characters of other ancient novels was, the main character Yuchun was sexually impotent . In respect that he had no sexual organs, he had lost his masculinity. As he had married his wife hiding his defect, he was expelled by his wife and father-in-law when it was revealed. Nevertheless, Yuchun followed a road of Sugichiyin(修己治人) in order to be Gunja.
When investigating the process that Yuchun ascended Gunja, we can learn the meaning of Gunja of Joseon period. First, it is based on masculinity. Second, it shows crisis and insecure mind state of the male subject. Third, it reinforced solidarity of male community through being Gunja. As Confucius said, Gunja is a person who conducts right politics based on the moral cultivation. However, Gunja of Joseon should have combine both physical perfection and masculinity, besides moral cultivation. That is, the meaning of Gunja contained the authority and suppression of patriarchy. This research could determine that the men could not evade such norms through the process of Yuhyun s being Gunja .
목차
<국문초록>
1. 조선 시대 교양인, 군자(君子)
2. 유춘의 신체적 결핍(缺乏)으로 인한 외상(外傷)
3. 유춘의 발전 과정을 통해 본 군자의 조건
4. <유화기연>을 통해 본 군자 의 이면-결론을 대신하여
참고문헌
ABSTRACT
키워드
해당간행물 수록 논문
- <최고운전> 탄생담 재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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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화연>의 번역서 <제일기언>을 통해 본 홍희복의 번역 인식
- <유화기연>을 통해 본 군자(君子)의 조건과 그 이면
- <명주기봉> 이본 연구
- <무인입춘축성가(戊寅立春祝聖歌)>에 나타난 유배체험 형상화의 이면과 그 의미
- 18세기 후반 전라도 장흥지역의 농업과 농민
- 최치원의 풍류 관념과 그 문화사적 맥락
- 고전의 소통과 교양의 형성
- 조선(朝鮮) 사론 산문(史論散文)의 한 단면
- 애도의 정치학
- 고전시가에 나타난 음식 이념의 양상과 그 의미
- 17세기 전반 시가사의 변화와 새로운 과제
- 알폰소 바뇨니(P. A Vagnoni)의 『동유교육(童幼敎育)』 연구
- 조선 후기 서사체에 나타나는 설득화법의 두 양상
- 허균의 중국 서적 입수와 역사적 의미
- <숙영낭자전>에 나타난 죽음의 현장감과 재생의 상실감
- 전쟁으로 인한 정신적 외상의 극복과 교양 의 의미
- 정도전의 『맹자』 해석에 대한 일고
- <봉교자술>의 경험 서사에 나타나는 천주교 인식
- 근대 척독집을 통해 본 한문 교양 의 대중화와 그 의미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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