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년대 학생운동 주체 서사의 대중화 전략과 그 한계

• 영문명: The strategy and limitations of popularization of narratives of the student movement in the 1980s: Focusing on the Kim Young-ha’s The Student Movement in the Rives and Lakes
• 발행기관: 구보학회
• 저자명: 최혜령(Choi, Hyeryeong)
• 간행물 정보: 『구보학보』29집, 289~332쪽, 전체 44쪽
• 주제분류: 어문학 > 문학
• 파일형태: PDF
• 발행일자: 2021.12.31

국문 초록

본 논문은 김영하의 『무협학생운동』을 운동권을 주체로 하는 80년대 학생운동사를 서술하며 무협의 형식을 빌리는 것으로 대중성을 확보하려 한 소설로 규정하고, 이 책을 살피는 것으로 학생운동 집단 내부에서 공유된 서사와 그 한계를 분석하고자 했다. 김영하는 무협이라는 장르 양식을 통해 학생운동의 역사를 이분법적 구도로 단순화하여 독자에게 전달한다. 명문정파(正派)와 사파(邪派), 장안을 중심으로 한 중원과 새외(塞外), 무사와 백성으로 나뉘는 권선징악의 양식에 입각한 무협적 세계에 학생운동권과 군사정권, 민중은 각자 무협적 세계에서 역할을 부여받는다. 그런데 『무협학생운동』은 주체를 호명할 정당성을 ‘백성’에 부여하면서도 그들을 정치적 주체로 호명하지 않으려는 태도를 보인다. 백성은 정파 무사의 행위를 정당화하는 명분인 한편 이탈 가능성을 보이는 별개의 집단으로서 서사에 균열을 가하는 존재였기 때문이다. 광주는 민중의 의도가 학생과 같음이 드러나는 이상의 공간으로, 민중 역시 학생운동권과 같은 목적을 지향함을 증명하기 위해 활용된다. 광조성(광주)이 이상이자 명분, 죄책감과 부채의식의 근원으로 기능한다면 현실의 공간(신촌)은 ‘학생’의 죽음이 만연한 공간으로서 학생을 무사(학생운동권)로 자각하게 한다. 같은 인물에게서 비롯된 죽음은 상상의 연대를 강화하고 위계질서를 용인되는 원동력이 되었다. 죽음은 속죄로 승화되어 계속 생산되고, 다시 그 죽음을 위해 투쟁에 나서는 순환의 구도를 만든다. 그러나 작품 전반에서 백성의 목소리가 서술될 때마다 나타나는 균열과, 광조성이나 무림의 폭력성을 서술할 때마다 나타나는 무협 규칙에서 어긋나는 요소들은 오히려 권선징악의 단순한 구도를 만들기 위해 배제된 목소리가 있음을 암시한다. 그 결과 결말부에서는 이 균열들이 전면적으로 드러나며 소설에서 가장 중요한 사건으로 제시되던 장백산 논검이 아무런 영향력을 지니지 못하고 마무리된다. 소설의 마무리에 등장하는 두 인물－노갈(노태우)와 열(이한열)－이 명확한 적의 얼굴을 가지지 않고 죽음을 만들어내지 않는 적과 속죄할 이유를 갖지 않은 순결한 희생양인 아군으로 그려지는 것과 함께, 무협적 세계는 붕괴한다. 대중을 설득하기 위한 소설에서 민중의 존재가 나타날 때마다 서사에 균열이 일어났다는 사실은, 내부에서 통용되던 서사가 처음부터 모순을 내재하고 있음을 암시한다.

영문 초록

This paper defines Kim Young-ha’s The Student Movement in the Rives and Lakes(referred hereafter as Movement) as a novel that attempts to secure popularity by borrowing the form of martial arts novel in describing the history of the students’ movement in the 1980s, mainly focusing on the movement circle. By examining this book, this paper tried to analyze the narratives and limitations shared within the students’ movement group. Via the genre style of martial arts, Kim Young-ha simplifies and delivers the history of the students’ movement into a dichotomous composition to the reader. In a world of martial arts based on the style of GwonSeonJingAk(Encouraging Good and Punishing Evil), which is divided into the Alliance(正派) and the Syndicate(邪派), the central plains and the borderland(塞外), the chivalry, the subjects, the students’ movement group, in addition, the military authority group are assigned their roles. Although the Movement gives legitimacy to the ‘subjects’ to call the main agent, however, it shows an attitude not to call it the main agent. This is because the people were the beings who inflicted a crack in the narrative as a separate group that showed the possibility of a breakaway, as well as they, were the cause to justify the actions of the Alliance(正派). Gwangju is utilized as an ideal space where the intentions of the people are revealed the same as those of students, and it is used to prove that the people also aim for the same goal as the students’ movement group. In the same way, GwangJoSeong(Gwangju) functions as an ideal, a cause, and a source of guilt and debt, the space of reality(ShinChon) in which the students’ deaths are rampant makes students aware of themselves as warriors. Death starts from the same person strengthened imaginary solidarity and became the driving force behind the acceptance of hierarchical structure. Death is sublimated into atonement and continues to be produced, creating a cycle of struggle for that death again. However, the cracks appear whenever the voices of the people are described throughout the work and the elements that violate the rules of martial arts. As a result, these fallacies have fully emerged in the finale and the Fight at Changbai Mountain, which was presented as the most important event in the novel, ends without any influence. The novel intended to persuade the public of the historical facts, despite that, the narrative made the fallacies contain contradictions of the people’s existence from the beginning even though it was internally unfolded within bounds.

목차

1. 서론: 학생운동의 대중화기획으로서의 무협(武俠)

2. 학생운동의 무협적 재구성 양상

3. 재구성된 학생운동의 서사구조

4. 무협-학생운동 서사의 파열지점

5. 결론

키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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