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모사

• 발행기관: 통일과 북한법학회(구 북한법연구회)
• 저자명: 송상현 성낙인
• 간행물 정보: 『북한법연구』제7호, 9~13쪽, 전체 5쪽
• 주제분류: 법학 > 법학
• 파일형태: PDF
• 발행일자: 2004.12.30

국문 초록

법조계의 천재 강구진교수가 불의의 교통사고로 요절하신 것이 벌써 20년이 됩니다. 1984년 학생들의 반정부데모가 한창인 시절 서울법대 학생부학장으로서 밤낮 애쓰시던 그의 마지막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합니다. 그 운명의 날 서울법대교수는 모두 모교에서민사소송법을 가르치시다가 대법관으로 영전하셨던 방순원 선생님의 고희 축하연에 참석하기 위하여 행사장으로 먼저 가시고 저는 강교수와 동행하기 위하여 연구실에서 기다렸습니다. 그러나 학생들의 항의집회가 해산할 기미를 보이지 아니하자 강교수는 직책상 학교에 남아있고 저만 늦게 홀로 출발했습니다. 행사에 가서 잠간 예의를 표한 후 귀가하자마자 저는 학교에서 늦게 출발한 강교수가 남부순환도로 까치고개 부근에서 교통사고로 순직하신 소식을 들었습니다. 이것은 참으로 우리나라 법학계와 법조계에 거대한 손실을 알리는 비보였습니다. 당시 우리나라는 군사정권하에서 정권유지에 예민한 학문분야는 특히 감시와 탄압을 심하게 받던 시절이었습니다. 법학분야도 예외가 아니었고 특히 형법분야는 마음대로 연구하고 가르칠 수 있는 분위기가 아니었습니다. 그 결과 형사법을 전공하고자 하는 젊은이들도 급속하게 줄어들고 형사법분야의 학문발전 자체가 기본적으로 심각한 위협을 받고 있던 상황이었습니다. 그때 척박하기만한 학문풍토속에서도 우리에게 혜성과 같이 나타난 신진 형법학자가 바로 강구진이었습니다. 서울법대에서 가장 두각을 나타내어 유기천，김기두，황산덕 교수님의 기대를 한몸에 받았고> I960년대에 드물게 풀부라이트 장학금을 받아 하버드법대에 유학하여 형사법을 전공하였습니다. 특히 그의 박사논문은 북한법에 관한 연구를 다루었습니다. 천재소년에서，영민한 법학도로ᅳ 시대정신에 투철한 법관으로^ 마지막으로는 한국법학의 새로운 이정표를 세운 법학자였던 강구진 교수께서 작고하신지 벌써 20년에 이르렀다. 선생께서는 한창 법학자로서의 꽃을 일구워가던 40대 초반의 젊은 나이에 불의의 사고로 우리 곁을 떠나셨다. 학자로서 이제 막 학문적 촛불을 불태워가던 시기에 홀연히 떠나셨기에 더더욱 우리의 가슴을 아프게 하였다. 하지만 그 짧은 학자로서의 생에 비하면 강구진 교수의 학자로서의 역량과 업적은 우리에게 영원히 기억될 수 있을 것이다. 1977년부터 1984년에 이르는 비록 짧은 기간이지만 서울대학교 법과대학 교수로 재직하면서 법학일반에서부터 형사법과 북한법 연구에 있어서 독자적인 학문세계를 구축하여 왔다. 이와 같은 강구진 교수의 학문세계가 서울대학교 법과대학에 재직중인 두 교수에 의하여 재조명되고 있음은 매우 뜻깊은 일이다. 후학이자 동료교수이기도 한 최종고 교수는 “ 강구진 교수의 학문과 삶ᄁ이라는 논문을 통하여 “1. 한국사회에서의 법의 기능，2. 북한법 및 공산주의법에 대한 연구，3.형법학의 연구’’로 정리하고 있다. 특히 북한법 연구에 관해서는 강 교수의 제자인 한인섭 교수가 “ 북한법 연구의 개척자 강구진 교수’’라는 논문을 통하여 더욱 상세하게 기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