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효공선행록>에 나타난 ‘돌봄’의 문제

• 영문명: “Care” in Yuhyogongseonhaengrok
• 발행기관: 한국고전여성문학회
• 저자명: 최어진(Ochin Choe)
• 간행물 정보: 『한국고전여성문학연구』제48권, 151~182쪽, 전체 32쪽
• 주제분류: 인문학 > 문학
• 파일형태: PDF
• 발행일자: 2024.06.30

국문 초록

이 논문은 <유효공선행록>의 ‘유연’을 중심으로 ‘돌봄’과 ‘자기돌봄’의 문제를 살피고, 나아가 인물들이 맺고 있는 돌봄 관계와 상호작용에 주목해 작품 속에 반복된 비극에 대해 해명해 보고자 했다. <유효공선행록>에서 유연은 부친 유정경의 부당한 요구와 이유 없이 가해지는 폭력에도 적극적으로 의사표시를 하지 않으며 그저 견딘다. 이러한 유연의 모습은 합리적으로 설명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판단력을 상실한 상태로 간주되거나 병(病)을 앓고 있는 것으로 여겨지기도 했다. 그러나 본고에서는 유연이 유정경을 돌보려는 분명한 목적을 갖고 있었다는 점에 주목해 보고자 했다. 유연은 유정경의 행동의 옳고 그름이나 합리성을 따져보는 대신에 그의 마음을 신경 쓴다. 유연은 부친의 뜻을 잃으면, 그와의 관계가 단절될 것은 물론 사태를 바로잡는 일이 영영 불가능해질지도 모른다는 점에 대해 우려했을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한편 유연은 특정 상황에서는 유정경보다 유홍을 신경 쓴다. 따라서 돌봄 수행을 중심으로 본다면, 유연은 판단력을 상실한 맹목적인 인간이라기보다는 자신의 생각을 실천으로 옮기는 적극적인 인물로 이해될 여지가 있다. 그런데 유연의 돌봄은 ‘돌봄 윤리’의 측면에서 보았을 때는 문제가 있다. 자신이 헌신적으로 돌봄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주변 인물들의 겪을 소외에 대해 예상하면서도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해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유연은 자기 자신을 돌봄의 대상으로 여기지 않아 ‘자기돌봄’에 철저히 실패하고 만다. 한편 비인간적으로 자라난 유우성과 관련해서도 인물들의 돌봄 수행과 상호작용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유연은 부친만을 신경 쓰느라 부인 정씨와 아들 우성을 안타깝게 여기면서도 제대로 돌보지 못하는데, 정씨나 외조부 정관 역시 다른 사람을 헌신적으로 돌보는 과정에서 어린 우성을 소홀히 대하고 만다. 더욱이 유연은 우성이 자신을 위해 보인 걱정과 배려의 행동들에 대해서도 지속적으로 응답해주지 않는다. 우성은 온전한 돌봄을 받지도 못했지만, 스스로 수행한 돌봄에 대해서도 적절한 응답을 받지 못했던 것이다. 요컨대 이 작품은 일방적이고 편벽된 돌봄, 응답이 없는 돌봄 등이 어떻게 비극으로 이어졌는가를 인물들이 맺은 구체적인 관계와 상호작용을 통해 보여준다. 이런 점에서 <유효공선행록>은 돌봄의 다양한 측면과 이를 둘러싼 여러 윤리적 문제들을 매우 구체적이고도 현실적으로 보여주는 작품이라고 결론지었다.

영문 초록

Focusing on the main character Yu Yeon, this paper examines “care” and “self-care” in Yuhyogongseonhaengrok and explains the tragedy of the work from the perspective of caring relationships and interactions. Previous studies treated Yu Yeon as having lost his judgment or as suffering from an illness, as he was excessively devoted to his father and did not seem to care about himself and other family members. However, this study focuses on Yu Yeon’s strong intention of taking care of his father You Jeong-kyeong. Yu Yeon cared about his father's feelings rather than questioning whether father was right. In certain situations, Yu Yeon cared about Yoo Hong rather than Yoo Jeong-kyeong, and so he doesn't seem like a person who has lost his judgment. Considering these points, we might judge Yu Yeon as an assertive care performer. However, Yu Yeon’s care is problematic from the perspective of “care ethics.” Above all, because Yu Yeon does not consider himself an object of care, resulting in a thorough failure in “self-care.” Futhermore, the fact that Yu Woo-seong grew up inhumane and dangerous man demonstrates many problems in the care performance of characters besides Yu Yoen. In particular, both his mother and his maternal grandfather made the mistake of failing to properly care for young Yu Woo-seong while devotedly caring for someone else. In addition, Yu Yeon did not consistently respond to Woo-seong's concerns. Woo-seong not only was not taken care of, but in fact received no response to his care. The work shows how these situations together affected the growth of Woo-seong. It can be concluded that Yuhyogongseonhaengrok shows us in a very specific and realistic way the various ethical issues surrounding “care.”

목차

1. 서론

2. 유연의 ‘돌봄’과 ‘자기돌봄’

3. ‘돌봄 윤리’로 다시 읽는 <유효공선행록>

4. 결론

키워드

유효공선행록 유연 돌봄 자기돌봄 돌봄 윤리 Yuhyogongseonhaengrok Yu Yeon care self-care care ethic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