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즈오 이시구로의 『나를 보내지 마』에 나타난 사물 되기

• 영문명: Becoming Things in Kazuo Ishiguro’s Never Let Me Go
• 발행기관: 한국외국어대학교 영미연구소
• 저자명: 고영희(Younghee Kho)
• 간행물 정보: 『영미연구』제47집, 73~98쪽, 전체 26쪽
• 주제분류: 어문학 > 영어와문학
• 파일형태: PDF
• 발행일자: 2019.10.30

국문 초록

『나를 보내지 마』의 사물들은 그 전통적인 개념을 벗어나 대상으로서 존재하는 복제인간들의 지위를 회복시키는 역할을 수행한다. 이 사물들은 복제인간인 헤일샴 학생들의 공감능력을 환기시키고 이를 전달함으로써 이들이 단순한 소모품 이상의 의미 있는 존재임을 보여 준다. 일례로, 캐시의 음악 테이프는 그녀 스스로와 친구들에게 공감 능력을 이끌어내어 그들이 서로에게 소중한 존재임을 확인시킨다. 이는 인간인 마담이 같은 음악을 듣고 보면서도 자신의 생각에 매몰되어 아무 공감을 하지 못하는 모습과 좋은 대조를 이룬다. 그 사용가치가 다했을 때 사물이 어떤 의미로 남을 수 있는지에 대한 이시구로의 탐색은 대상화된 복제인간들에게는 자신들이 어떤 의미를 가질 수 있는가라는 존재론적인 질문이기도 하다. 비록 헤일샴의 학생들은 인지하지 못하지만, 이들의 육체는 훗날의 장기 기증을 위해 면밀하게 감시 및 통제되고 있다. 나아가, 헤일샴의 예술 교육은 이들로 하여금 생체권력 시스템에 저항 없이 통합될 수 있도록 하는 역할을 한다. 표면적으로 헤일샴의 교육은 학생들도 다른 사람들 못지않게 영혼을 가지고 있으며 그렇기에 더나은 취급을 받아야 한다는 인본주의적 목적을 수행하고 있는 듯하지만, 그 과정에서 학생들을 그들이 창조해낸 예술품으로 대상화시킨다. 이들은 도구로써의 자신들의 존재를 받아들여 종국에는 스스로를 대상화하게 된다. 그러나 주변의 사물이 환기시키는 공감 능력을 통해 이들은 이같은 주입된 관념에서 벗어나 자신을 유일한 개별적 존재로 인식하게 된다. 비록 장기 기증이라는 결말을 피할 수는 없지만, 사후에나마 이들은 유일한 대상으로 기억에 남는다.

영문 초록

Ishiguro’s objects in Never Let Me Go empower his objectified human clones, re-establishing their thing-status in a world that humans exploit them as non-humans. The objects, evokers and mediators of empathic feelings, seem to stake a claim to be more than consumables even once their use value is gone. Kathy’s music tape, for example, plays a pivotal role in calling up empathy in her and her friends, helping them develop reciprocal relationships with one another. In contrast, the same music fails to do so in their human counterparts like Madam. Indeed, through Kathy’s narrative, Ishiguro explores the meaning of objects beyond their use value. The question is existential for his clone characters who are objectified, both in body and soul, by the world. While being half-concealed from the students’ perception, their bodies are carefully watched and controlled, later for their organs to be harvested when need be. The aesthetic education at Hailsham further permits them to be smoothly incorporated into the biopolitical system. The educators hail the clones’ better treatment as beings who have souls just as much as any other humans. Yet the clones’ education reduces them to the aesthetic objects they produce. Internalizing the idea of their own existence as an instrument, the students perceive themselves as objects. The empathic power the surrounding objects render them, however, helps them refute such an idea and embrace their individual uniqueness. If they cannot escape from their doomed donation as objects, they become objects for commemoration after their deaths, as does Tommy in Kathy s narration.

목차

1. Objectified Bodies

2. Objectified Souls

3. Humanizing Objects

4. Lost Objects

키워드

사물 대상화 쓰레기 기억 사물성 Object objectification rubbish memory thingn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