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논문
<금방울전>에 나타난 금방울의 성격과 여성성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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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문명
- The Feature of 'Geumbangul' and its Manifestation of Femininity in
- 발행기관
- 한국고전여성문학회
- 저자명
- 신호림(Shin Ho rim)
- 간행물 정보
- 『한국고전여성문학연구』제25권, 365~401쪽, 전체 37쪽
- 주제분류
- 인문학 > 문학
- 파일형태
- 발행일자
- 2012.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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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문 초록
<금방울전>은 금방울이라는 이물(異物)이 등장하여 서사를 이끌어나가는 독특한 작품이다. 본고에서는 <금방울전>에서 금방울을 난생(卵生) 모티프로 파악하던 기존 논의를 비판적으로 바라보고, 이를 신성재(神聖財)로 간주함으로써 작품 내에 발현되는 여성성의 의미에 대해 고찰했다. 작품의 전체적인 구조 보다는 특정 화소에 주목하여 작품에 대한 새로운 독법(讀法)을 제시하고자 한 것이다. 본고에서 다룬 내용을 요약해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금방울이 오방신(五方神)인 하늘의 선관에게 신적 능력을 부여받는다는 점, 그리고 그 신적 능력은 처음 힘을 부여했던 선관들에 의해 다시 회수된다는 점, 금방울을 점유하고 제어하기 위한 인물들의 욕망이 나타난다는 점, 남성 인물들에게 불촉불근(不觸不近)의 금기가 제시되어 있다는 점, 마지막으로 작중 인물들이 금방울을 경외(敬畏)라는 이중적 시각으로 바라보며 하늘이 내린 영물(靈物)로 파악하고 있다는 점 등은 금방울이 고들리에(Maurice Godelier)의 연구에서 사용된 '신성재'와 그 성격을 공유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신성재는 그 신이한 능력뿐 아니라, 권력의 생산, 집단의 정체성 문제 등 "비가시적인 것을 물질화하고, 표상할 수 없는 것을 표상"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해준다.
신성재의 증여는 순차적으로 막씨(여성-하층계급), 장원 부인(여성-상층계급), 공주와 황후(여성-최상층계급)로 이어지면서, 그 범위를 하층ㆍ상층ㆍ최상층이라는 계급적 경계를 넘어 여성 집단 '전체'로 확장시킨다. 더욱이 남성 집단에 대해서는 불촉불근의 금기가 제시되면서 임계적 거리감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신성재로서의 금방울은 여성 집단을 독립적인 영역에 위치시키고, 그 정체성을 공고히 만들어준다.
또한 <금방울전>에서는 현실세계의 위기나 갈등이 남성 집단에 의해 발생된 것으로 남성 집단에게는 이를 주체적으로 해결할 능력이 없다는 점, 문제를 해결하려는 주체는 여성 집단이며 남성 집단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여성 집단의 힘을 빌려야 한다는 점 등을 강조한다. 이는 여성의 삶이 남성에게 종속되어 수동적으로 나아가는 것이 아니라, 신성재를 점유함으로써 사건의 예정된 방향 즉 '운명'에 영향을 미치는 힘을 가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즉, 남성 집단의 삶과 운명마저 조절할 수 있는 주체적 힘의 근원을 여성 집단이 소유하고 있음을 신성재인 금방울의 행적을 통해 알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작품의 후반부에 들어서는 갑작스러운 금방울의 남성적 점유가 일어난다. 그동안 금기시 되어있던 해룡과 금방울의 접촉이 일어나는 것이다. 그리고 그 접촉을 계기로 해룡은 갑자기 주체적 능력을 발휘하며, 금방울은 서사의 표면에서 퇴장한다. 해룡의 영웅적 행위는 국가 질서의 안정화에 사용되면서 남성의 권력욕망을 충족시키는 기반이 되며, 금령은 해룡과의 혼인을 통해 남성 집단에 종속되는 양상을 보인다. 이는 17세기 이후 강화되는 가문의식이라는 사회ㆍ정치적 배경과 연결되는 지점이다.
그러나 <금방울전>에서 신성재의 남성적 점유가 '불완전'하게 일어난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성이 있다. 해룡의 영웅성을 부각시키기 위해 금방울은 퇴장할 수밖에 없었지만, 이것은 해룡이 신성재로서의 금방울을 완전하게 점유하지 못했음을 의미한다. 금방울의 활약이 하늘의 선관에게 부여받은 힘에 근거하여 구체적으로 나타나는 것에 비해, 해룡의 활약에서 그 힘의 출처와 방식이 불분명하게 나타나는 것은 이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즉, 남성 집단의 권력 획득 방식은, 여성 집단에서 금방울이라는 구체적인 신성재를 통해 그 힘의 기원을 명시하는 것과는 반대로, 신성재를 감추고 배제시킴으로써 그 공백을 자신들의 모호한 영웅적 행위로 봉합시키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표면적으로는 금방울의 형상을 잃은 금령공주가 해룡과 혼인하는 장면에서 여성이 남성 집단에게 '종속'되는 모습을 보이지만, 그 이면(裏面)에는 여전히 여성 집단의 원초적 힘이 은폐되어 있다. 금방울이 인간으로 환도한 이후에도 과거에 일어났던 금방울의 행위가 끊임없이 기억되기 때문이다. 서사의 결핍을 해소시킬 수 있는 힘은 해룡의 영웅적 행위에서 비롯되지 않고, 문면에서 퇴장한 금방울이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금방울전>에서 나타나는 여성성은 비록 남성 집단에 의해 은폐되어있지만, 사회적 균열과 국가적 위기 상황을 해결하는 힘의 시원(始原)으로서의 정체성은 유지되고 있는 것이다.
영문 초록
목차
<국문초록>
1. 서론
2. 신성재(神聖財)로서의 금방울의 성격
3. 금방울의 여성 집단으로의 증여 과정과 의미
4. 권력의 남성적 점유 방식과 여성성의 의미
5. 결론
참고문헌
Abstract
키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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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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