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돌봄 노동자의 고백

• 영문명: Confessions of a Care Worker: Reading Never Let Me Go in a Time of Crisis
• 발행기관: 한국외국어대학교 영미연구소
• 저자명: 김부성(Boosung Kim)
• 간행물 정보: 『영미연구』제53집, 21~43쪽, 전체 23쪽
• 주제분류: 어문학 > 영어와문학
• 파일형태: PDF
• 발행일자: 2021.10.31

국문 초록

이 논문은 코로나19로 인해 국가적 차원의 문제로 부상한 돌봄의 위기 문제와 관련, 가즈오 이시구로의 2005년 소설 『나를 보내지 마』가 돌봄 노동자의 목소리를 통해 우리 사회에 만연한 돌봄의 문제를 다루는 방식을 살펴본다. 논문의 전반부에서는 1인칭 화자인 캐시가 추구하고 수행하는 역량이자 실천으로서의 돌봄을 소설 속 신자유주의적 세계관을 배경에 놓고 분석한다. 후반부에서는 2차 세계대전 이후 케인즈주의적 복지국가 체제의 확산과 생명과학 붐 속에서 헤일샴의 설립자 마담과 에밀리 선생이 학생들에게 실험한 예술교육이 전통적 서구 인본주의 교육의 시대착오성과 실패를 드러내는 가운데 돌봄 역량 양성의 방안을 제시할 수 있는지 여부에 대해 논한다. 이시구로의 소설은 돌봄 노동의 부담을 전적으로 복제인간 개개인에게 지우는 생명복제 프로그램의 폭력성뿐만 아니라 돌봄 노동자가 신자유주의적 가치관을 내면화하는 양상을 보여준다. 그러나 여기서 그치지 않고 돌봄의 양면성, 대안적 돌봄 친족, 공공 공간과 공유 자원, 나아가 돌보는 공동체에 대해 사유할 여지를 남긴다. 돌봄을 중심에 놓고 읽을 때 『나를 보내지 마』는 서구의 전통적 인본주의 개념으로서의 개인이 지닌 돌봄 주체로서의 한계를 지적할 뿐만 아니라, 육체의 취약성과 생명체 간 상호의존성, 상호연결성을 긍정하는 돌봄 공동체의 일원으로 세상을 바라볼 것을 촉구하는 텍스트, 즉 돌봄에 대한 상상력을 확장하는 텍스트로 읽을 수 있다.

영문 초록

This essay examines the way Kazuo Ishiguro’s 2005 novel Never Let Me Go thematizes the issue of care, a long-standing social problem that the coronavirus pandemic recently accentuates, mainly through the voice of a care worker. The first section of this essay analyzes care as both a capacity and a practice, pursued and performed by the first-person narrator Kathy, against the backdrop of neoliberalism the novel strongly hints at. The second section focuses on Hailsham’s aesthetic education, experimented by its founders Madame and Miss Emily amid the spread of the Keynesian welfare state system and the rapid development of bioscience following the Second World War, and attributes its failure to an anachronism of the Western humanist tradition, while discussing whether Hailsham’s educational model suggests ways to develop the capabilities of Hailsham students to hone their caring skills. While Ishiguro’s novel depicts a dismal world that puts the burden of care work entirely on individual clones and that implicitly forces caregivers to internalize neoliberal values, it encourages readers to actively think about such things as ambivalences of care, alternative caring kinships, public community space, sharing resources, and caring communities. When putting care at the center, Never Let Me Go can be read as a text not only pointing to the limitations of individualism based on traditional Western conceptions of humanism, but also urging us to affirm our vulnerabilities and interdependence as members of communities.

키워드

돌봄 위기 돌봄 노동자 예술교육 상호의존성 『나를 보내지 마』 crisis of care care worker aesthetic education interdependence Never Let Me Go